독립서점_낭만적인 그 이름,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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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그 이름,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꽤나 낭만적이기도, 감성적이기도 한 이름이었다, 서점 이름이라기엔.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라니. 서울의 시간을 그린(드로잉)다는 것일까, 아니면 그리워한다는 것일까. 그린(드로잉)다면, 그 그림 안에 어떻게 시간을 담았을까, 서울의 시간이 어떤 모습으로 담겨 있을까. 서울의 시간이라 하면,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시간일까. 그 서점에 가면 서울의 어떤 시간들을 만날 수 있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었다. 어느 도시인들 안 그렇겠냐만은, 서울은 빠르고 급격한 변화를 지나온 도시인 것 같다. 그 급변한 시간의 편린들이 도시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다. 초현대적인 디자인의 빌딩 숲들 사이에 숨은 고궁과 한옥 마을도 그 중 하나. 마침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는 한옥 컨셉의 독립서점이었다. 한옥이라니, 서점의 이름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컨셉이 아닌가. 그 곳에서 그리고 있을 서울의 시간이 궁금했다. 그렇게 피어오른 호기심을 품고 서대문으로 향했다. 목적지를 찾아 좁고 가파른 골목을 오르다 갑작스레 마주한 기와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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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시간이 살아 숨쉬는 공간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꽤나 화려한 모양의 샹들리에가 눈에 들어왔다. 화이트 톤의 벽면과 공간 전반에 사용된 목재가 묘한 이질감을 주면서도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며 인상적인 느낌을 주는 조명이었다. 조명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은 것 같은 섬세한 감각이 돋보였다. 주황빛을 내는 전구가 그대로 노출된, 서까래 아래로 늘어져 매달린 둥그렇고 큼지막한 유리 조명이 카페 겸 서가의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공간 속에서 목재가 주는 묵직하면서도 멋스럽고, 따뜻하면서 편안한 느낌. 마치 살아있는 식물처럼 한옥 안에서 목재들은 자연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만 같다. 더불어 시간의 결 같은 것들도 느껴지는 듯했다. 그것은 공간을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나무가 살아온 시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건물 자체가 지나온 시간을 한옥이라는 양식으로써 보존하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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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 서점이기에 공간의 많은 부분을 채우고 있는 책들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데에 일조한다. 
  • 나무로 만들어진 책들과 한옥. 필연적으로 나무로부터 시작해 나무로 끝날 수밖에 없는 공간 구성인 것이다. 
  • 비록 피톤치트가 뿜어져 나오지는 않지만, 이 곳에선 몸과 마음이 맑아지며 정갈해 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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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고 싶은데, 망설이고 있나요?

서점은 일러스트 작가 이장희가 서울의 곳곳을 일러스트와 글로 담아낸 동명의 서적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의 연장선이었다. 서점 내부엔 그가 섬세한 선들로 담아낸 서울의 시간들이 가득했다. 그가 작업한 책들과 엽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러스트를 들여다보고 있자면, 어떤 경이로운 마음마저 들었다. 가느다란 선들이 모이고 모여 서울이 된다. 흘러가버린 서울의 시간이 되고, 그렇게 정성스레 그려진 그 때의 서울은 보는 이의 머릿속에서 다시금 생명력을 갖고 되살아난다. 서점과 카페를 운영하는 그의 아내가 직접 큐레이션 한 서적들도 흥미로웠다. 직접 읽어보고 좋았던 책들을 골라, 코멘트를 달아 뒀다.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면서도 책에 대한 적당한 호기심을 가지게 만드는, 약간은 투박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일면 통찰력이 있어 예비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기 전 먼저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가이드라인 같은 것들을 툭 던져주는 간결한 문장들이었다. 이런 비밀 아지트 같은 독립 서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에 느끼는 높은 장벽 혹은 자잘한 허들을 좀 더 쉽게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2020년 새해에 접어들며 ‘독서’와 관련된 다짐을 했는데, 책을 고르는 것부터 막막하고 부담스럽고 어렵기만 한 사람들이 있다면 동네의 독립서점을 찾아보자. 어쩌면 대형 서점의 넘치는 책들 사이에서 나에게 맞는 책을 찾느라 미로 같은 서가를 한참 헤매는 것보다 더 빠르고 잘 맞는 답을 찾을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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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인스타그램 : @seoul.timesketch
찾아가는 길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독립문로 31-6 (옥천동 44-1)